“‘뽑기’ 하는 기분이에요. 제대로 된 정보가 거의 없어서 ‘좋은 회사여라’하고 뽑기 하는 기분으로 지원서를 넣다는 뜻입니다.”
취업준비생인 상명대 4학년 손경철 씨(27·삽화)는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목표는 제약회사 입사다. 대기업·외국계 제약회사에 취직하면 좋겠지만 작은 회사라도 뚜렷한 비전이 있다면 어디든 지원할 의지가 있다. 하지만 손 씨의 앞길을 가로막는 건 ‘정보’다.
“중소기업 홈페이지를 들어가도 대표가 누군지, 매출이 얼마인지 밖에 안 나와요. 취준생 입장에서 작은 회사에 지원하려면 적은 정보를 가지고 모험을 해야 하는 거죠.”
정부가 운영하는 기업 정보 홈페이지 ‘워크넷’이 있긴 하지만 생생한 정보를 구하기는 어렵다. 대략적인 연봉과 근무 시간 정도가 전부다. 손 씨는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검색도 열심히 해봤지만 홍보성 자료뿐이었다. 그는 “청년들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좋은 중소기업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보를 찾을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손 씨처럼 “중소기업이 스스로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청년들이 많다. ‘현재 연봉은 대기업 보다 적지만 매년 5%씩 성장하고 있다’, ‘같은 직무에 10년 경력자가 5명이라 전문적으로 일을 배울 수 있다’와 같은 살아있는 정보를 원한다.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하면 청년들도 덮어놓고 대기업만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취준생들은 소망하는 중소기업을 ‘꿀중기’라고 부른다. 배우 ‘송중기’를 팬들이 ‘꿀중기’라고 부르듯…. 건실하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꿀 같은 강소기업’이 절실하다는 것. 손 씨는 오늘도 궁금하다. “막연하게 청춘을 거는 중소기업 뽑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매력적인 ‘꿀중기’,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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