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때 한국인이 중국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등으로 중국 현지를 찾은 한국인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6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올해 5월 황금연휴(지난달 29일∼이달 9일)에 중국에서 국민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8억3500만 원으로 지난해 사용액(11억9500만 원)보다 30.1% 감소했다. 이용 건수도 6766건에서 6632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5월 연휴엔 국민카드의 해외 사용액·이용 건수 분야에서 중국이 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9위로 떨어졌다.
반면 올해 5월 연휴 동안 국민카드 회원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 이용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 기간 해외에서 국민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254억3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억1500만 원)보다 64.8% 증가했다. 이용 건수도 지난해(13만7777건)보다 76.7% 늘어난 24만3491건이었다. 이는 올해 연휴가 지난해보다 길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연휴가 4일이었지만 올해는 2, 4, 8일에 휴가를 내면 최대 11일까지 긴 연휴를 즐길 수 있었다. 국내에서 카드 사용액은 12.6%, 이용 건수는 18.1% 증가하는 데 그쳐 해외에서의 소비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지출이 많은 상위 국가 순위에서 중국이 하락하고 베트남이 약진했다. 베트남은 지난해보다 사용액(16억500만 원)과 이용 건수(1만817건)가 2배로 늘어났다. 이에 베트남의 해외 사용액·이용 건수 순위도 5위에서 3위로 2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사용액과 이용 건수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던 미국과 일본은 올해 순위가 바뀌어 일본이 1위, 미국이 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아이슬란드(1154.4%), 노르웨이(281.2%), 우크라이나(231.1%) 등에서의 카드 사용액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미정 국민카드 빅데이터전략센터 과장은 “올해는 연휴가 길어서 북유럽 등 먼 지역으로 떠난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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