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고공행진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인해 투자수익을 내고도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7조4475억 원으로 집계돼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올해 초(6조8083억 원)보다 9.39% 늘어난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증권사에서 정한 신용융자 금리가 높아 투자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이자율은 증권사마다 제각각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출기간이 1∼15일인 경우 이자율은 연 5.0∼11.8%로 큰 차이가 났다. 이자율이 높은 곳은 키움증권(11.8%)이었고 KB증권(11.7%), KTB투자증권(9.0%)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교보증권(5.0%)이었다. 이어 HMC투자증권(5.5%), 케이프투자증권(5.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이자율은 연 9.0∼15.0% 수준이었다.
저금리로 은행 대출이자는 물론이고 카드 단기대출 금리도 낮아졌지만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2012년 이후 8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증권사 32곳 중 9곳은 2011년부터 적용한 이자율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신용부도 위험이 높아 여러 요소를 감안해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투자자의 담보 평가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대출금액을 모두 회수하고 담보로 잡은 주식까지 팔아치우는 반대매매까지 행사할 수 있다. 결국 대출 부실에 따른 위험을 증권사가 아닌 투자자가 모두 부담하는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신용융자거래는 엄밀히 따지면 담보융자로 위험성에 비해 이자율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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