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년층을 흔히 ‘낀 세대’라고 합니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부양은 받지 못하는 세대라는 뜻이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17일 발표한 ‘40, 50대의 부모 의료비 부담 실태 조사’를 보면 부모의 노후 의료비를 부담하는 문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조사는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를 직접 부양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해본 적이 있는 전국 만 4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6명(57.8%)은 “부모의 노후 의료비를 자신이 주로 부담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이들은 “부모의 의료비를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까지 부담하고 있다(34.5%)”거나 “경제적 여유가 되는 선까지 지원하겠다(30.2%)”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61.6%는 “자녀가 자신의 노후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싫다”고 합니다. 스스로 부모를 부양하면서도 자기 아이만큼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낀 세대’의 심정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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