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신한 사태’의 당사자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69)의 25억 원 규모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임원들 간 경영권 갈등으로 촉발된 ‘신한 사태’가 7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18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신 전 사장이 2005년~2007년 지급 받은 총 23만7678주 중 20만8540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신 전 사장이 대법원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은 위법행위의 발생시점(2008년)에 지급된 2만9138주는 결정이 보류됐다. 다만, 그 동안 주가가 올라 신 전 사장은 스톡옵션 행사로 총 25억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는 신한 사태로 보류됐던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5만2969주)과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1만5024주)의 스톡옵션에 대해서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전 은행장과 신상훈 전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의 내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신한은행은 라 회장 측의 반대편에 선 신 전 사장에 대해 경영자문료 15억6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와 438억 원을 부당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재일교포 주주 3명에게 8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을 이유로 고소했다.
올해 초 대법원이 횡령과 배임,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등 신 전 사장의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고 일부 횡령 혐의만 인정해 2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명예를 회복한 신 전 사장이 지급이 보류됐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신한금융 이사들은 전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신한 사태 당사자들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전 멤버가 참석한 만찬 자리에서 의장을 맡고 있는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가 “7년 전 일로 조용병 회장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며 분위기를 이끌면서 이사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새 회장이 취임했으니 과거 있었던 일들을 잘 봉합하고, 조직을 추스러야 한다는 데 이사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전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진정성이 있는지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월 3000만 원을 3년 간 지급하기로 했던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고문료와 임기를 월 2000만 원, 2년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액 고문료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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