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10배 더 잘 잡고 소음까지 줄인 필터 개발

재료硏 “세척해서 여러번 사용 가능”

미세먼지를 10배 더 잘 걸러내면서도 소음까지 대폭 줄인 공기청정기용 필터가 개발됐다. 이혜문 재료연구소(KIMS) 책임연구원팀은 미세먼지와 함께 공기 중 생물학적 유해물질까지 99% 제거할 수 있는 신개념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시판 중인 공기청정기는 매우 작은 기공이 있는 필터 사이로 공기를 흡입해 구멍보다 크기가 큰 먼지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작은 구멍 사이로 공기를 여과하려다 보니 송풍에 전력이 많이 들고, 이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구멍이 큰 부직포 소재에 알루미늄 나노 입자를 코팅한 필터를 제작했다. 이 필터는 전압이 가해지면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해서 정전기를 이용해 먼지를 모은다. 더 커진 구멍 사이로 공기가 지나가기 때문에 송풍기 운전에 필요한 전력 소모도 줄며, 소음과 진동 문제도 함께 해결된다. 필터가 알루미늄 소재라 항균 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필터 표면에 얇은 산화 보호막을 씌웠기 때문에 물이나 알코올로 세척해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며 “공기청정기, 정수기를 비롯해 산업용 공기청정 시스템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스 앤드 인터페이스’ 5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