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형 세단 K5의 고성능 모델인 K5 GT에 이어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출시하며 고성능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겹치지 않으면서도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차는 23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신차 출시 행사를 열고 스팅어의 제원과 가격 등을 공개했다. 차 길이는 기아차 중형 세단 K5와 비슷하지만 차 높이가 K5보다 70mm나 낮다.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2905mm로 K5보다 100mm 길어 스포츠카다운 위용을 자랑한다.
스팅어 전면에는 기아차 로고 대신 고급화 전략에 맞춰 독자적인 로고가 달렸다. 가솔린 3.3 터보 모델로 측정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9초. 현재까지 출시된 국산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보통 스포츠카는 제로백이 4∼5초대다. 안전 편의 사양도 대거 들어갔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과 전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후륜구동 방식이지만 6개 트림 전체에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가격은 가솔린 2.0 터보 3500만∼3780만 원, 가솔린 3.3 터보 4460만∼4880만 원, 2.2 디젤 3720만∼4030만 원이다. 기아차는 신차 출시 행사에서 BMW 3시리즈, 아우디 A5,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을 경쟁 차종으로 꼽았는데 가격만 놓고 보면 스팅어가 1000만∼2000만 원 저렴하다. 기아차는 스팅어 출시 이후 시장 반응에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팅어가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올해 스팅어를 8000대 이상 팔고 내년부터는 매달 1000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치를 내놓았다. 사전계약에서는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2000대가 계약됐다.
스팅어 출시행사에서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기아차의 앞선 기술력이 응집된 스팅어를 통해 고성능 프리미엄 세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스팅어 출시에 앞서 기아차가 지난달 내놓은 K5 GT도 주행 성능에서 국산 중형차 최고 수준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K5 GT는 중형 세단 K5에 고출력 엔진을 얹은 모델. 가솔린 2.0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갖췄다. 고성능 스포츠카 세단에 주로 사용되는 로 스틸 스포츠 브레이크가 적용됐고, 국산 동급 최초로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가격은 3295만 원이다.
신차 출시 이후 기아차는 스팅어의 올해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시, 시승행사 등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흥행몰이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내년 출시 예정인 K9 후속 모델도 독립 고급브랜드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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