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브랜드 ‘한국의 美’ 담아 현지 최대 백화점에 9월 단독매장
북미 흥행 이어 유럽 진출 본격화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를 내세워 다시 한 번 ‘뷰티의 본고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아모레퍼시픽은 9월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설화수 단독 매장을 낸다고 25일 밝혔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 체인이다. 설화수 매장은 라파예트 본점(오스만점) 1층과 지하 1층 등 2곳에 들어선다. 라파예트의 온라인몰에도 입점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라파예트 측이 설화수의 동양적인 이미지에 많은 기대감을 보였다. 앞으로 인삼 성분을 담은 ‘자음생 크림’ 등 한방 성분을 바탕으로 한 기능성 제품을 주력 품목으로 마케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장 디자인 역시 한국적 자연미를 보여주는 달항아리(둥글고 넉넉한 느낌의 순백 항아리)와 한국 전통 원료인 인삼 등을 모티브로 하는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도전사는 1988년 ‘순’을 중개상을 통해 현지에 유통시키며 시작된다. 1990년에는 프랑스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1991년 한 해 13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매출 부진에 현지 유통을 맡은 파트너사가 다른 기업에 매각되는 등 난항을 겪으면서 현지에서 1995년 모두 철수해야 했다. 당시 부사장이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은 “분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1997년에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향수 브랜드 ‘롤리타렘피카’를 선보였다. 현지 인력을 과감히 기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져 2004년 프랑스 향수시장 점유율 4위에 오르는 등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변화하는 향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올해 3월 브랜드 라이선스 기한 만료와 함께 제품 추가 생산을 중단했다. 그 대신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통해 향수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11개국에서 195개 설화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2015년 매출 1조 원을 넘었다. 특히 미국 뉴욕에 2011년 첫 단독 매장을 낸 뒤 북미 지역에서 현재 매장 11곳을 운영하는 등 서구권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북미 지역 매출은 약 5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주요 타깃은 프랑스의 30, 40대 여성이다. 현지 조사에서 이들이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국 브랜드에 대한 개방도가 높아지는 추세로 나타나 한방 기능성 제품이 중심인 설화수가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처음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에 갔을 때에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최근 프랑스 등 유럽 소비자 사이에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지고 있어 설화수가 프랑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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