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타이어 매각 압박… “채권만기 3개월 연장해주고 20년간 상표권 사용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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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여신 회수’ 카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압박에 나섰다. 금호타이어 우선협상 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의 협상 기한까지만 대출 채권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박 회장 측에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 허가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채권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6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시한인 9월 23일까지는 금호타이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채권단은 다음 달 초 주주협의회에서 만기 연장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동시에 채권단은 박 회장 측에 상표권 사용 허가도 요구하기로 했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955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조건으로 20년간 상표권 사용 허가를 요구했다. 그러나 금호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상표권 문제로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이 2010년 금호타이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돌입 이후 1조1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현금 유동성은 5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채권단은 매각에 실패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을 환수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연한을 20년으로 해 달라고 정식 요청도 하지 않았다. 그냥 협조하라고만 하면 어떻게 협조하라는 이야기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 측은 다음 주 초까지 채권단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은택 기자
#금호타이어#산업은행#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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