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1분기 2조↑… 역대 2번째… 금융연 “규제 늘려 증가속도 늦춰야”
아파트값 하반기 조정 가능성
올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의 영향으로 서울 지역 비(非)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후 아파트값은 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여서 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3월 말 현재 44조936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9847억 원(4.6%) 늘었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4분기(2조5825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이는 올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주택 수요자들이 돈 빌리기가 어려운 은행 대신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늘어난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1조1478억 원(0.5%) 감소했다.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급등하는 추세여서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올랐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던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첫 주(0.32%)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분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0.46%였다.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5월 황금연휴와 조기 대선으로 미뤄졌던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말 본보기집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일각에서는 주택시장 활황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부동산 규제를 더 강화해 부채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연구원은 이날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주택시장 상황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억제되지 않을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에 규제를 한시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과열 조짐이 보일 경우)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강화나 가계대출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총량관리제’ 도입 등으로 집값 안정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아 현재 상승세는 다소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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