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과 증시 등 양대 자산투자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값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코스피는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대선 이후 갑자기 찾아온 자산투자시장의 호황세가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재건축 강세에… 서울 아파트값 껑충
불확실성 해소되며 소비심리 회복… 지난주 서울 0.3%↑ 8개월새 최대 추가규제 가능성… 열기 지속 힘들듯
올해 초 잠잠했던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 값이 대선을 기점으로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부동산 투자 열기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30% 올랐다. 11·3 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10월 7일(0.32%)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은 대선이 있었던 5월 둘째 주(0.15%) 이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특히 11·3 대책이 정조준했던 강남4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에 사업 추진이 빠른 재건축 단지가 밀집돼 있어서다. 강동구 아파트 값은 5월 셋째 주 1.11% 오른 데 이어 지난주에는 1.28% 뛰었다. 송파(0.68%) 강남(0.25%) 서초구(0.29%)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0.11%)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520건(29일 기준)으로 지난달 거래량(7824건)을 넘어섰다. 특히 강남4구 거래량은 2285건으로 전체의 27%나 됐다.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잇달아 분양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에 분양됐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모두 5만9686채다. 6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5만1421채)까지 합치면 대선 이후 두 달 사이 11만여 채나 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선 이후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새 정부가 규제책을 내놓기 전에 분양을 끝내야 한다는 판단에 분양을 서둘렀다”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에서 갈 곳을 잃었던 유동자금이 연초 시장 눈치를 살피다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 인상, 공급 과잉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고 새 정부가 추가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부동산 시장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국인 매수에… 코스피 올들어 16%↑
기업 실적 호전 전망도 상승세 한 몫 주가 상승률, 亞 신흥국 증시 2위… “상승세 지속” 시장 낙관론이 대세
코스피가 올해 들어 16% 넘게 오르며 아시아 신흥국 증시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세계 경기 회복과 기업의 실적 개선,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수세를 이어가며 한국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급등에 의한 반작용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6월 조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아시아 신흥국 8개 증시의 올해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 증시는 16.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상승률이 16.53%로 가장 높았으며, 필리핀(15.01%) 베트남(11.81%) 대만(9.1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가가 주도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가는 한국에서만 55억9400만 달러(약 6조2652억 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인도(71억1400만 달러), 대만(66억9800만 달러)에 이어 아시아 신흥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개인, 기관의 시장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해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상장사 실적 호전 전망도 주가 상승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94조 원 규모이던 상장사 영업이익이 올해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 130조 원 이상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기준 10.3인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도 평균 15 안팎인 다른 신흥국보다 낮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 이익 추정치가 일부 부풀려졌다는 분석과 함께 하반기(7∼12월) 들어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도 변수다. 기정사실화된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과 함께 양적 완화 축소를 발표한다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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