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임금 유연성 높여야 양질 일자리 창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성과연봉제 일방적 추진 않을 것”

“(성과연봉제 도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진 않겠지만 임금체계의 유연성은 높여야 한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64)은 29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임금체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호봉제 폐지, 직무급제 도입, 합리적인 성과배분 등을 포함한 성과연봉제 역시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시중은행들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성과연봉제에 대한 새 정부의 거부감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연합회는 이날 새 정부에 대한 14가지 요청 사항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은행권 제언’ 형식으로 국민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국내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계열사 간 고객 정보 공유 허용과 은산분리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은산분리와 관련해 “창의적인 기술과 자본력이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적으로 경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대신 은산분리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 대한 신탁 허용, 연금상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방카쉬랑스 규제 완화 등도 주장했다. 그는 “전업주의로 인해 국내 금융사의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고 경쟁력 있는 대형 금융사가 탄생하기 어렵다”며 겸업주의(은행, 증권, 보험업권의 고유 업무를 다른 업권에 허용하는 것)를 주장했다. 올 2월에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은행권의 신탁업 확대 주장은 전업주의 위배”라고 비판하자 하 회장이 “겸업주의로 가야 한다”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하 회장은 실거주용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높이고 투자·임대 목적이면 한도를 더 내리는 식으로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에 몰려 있는 금융권의 스타트업 교육·지원기관을 지방도시와 연계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제안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하영구#임금#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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