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코스피 날마다 高高↑ 투자자 고민도 高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코스피 강세 속 투자전략

코스피가 파죽지세(破竹之勢)다. 몇 달 전만에도 박스권(1,800∼2,200)을 머물던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어느새 2,400선을 바라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도 잇따라 지수 전망치를 올리면서 코스피 3,000시대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호황일수록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 커진다. 뒤늦게 들어갔다가 상투를 잡는 게 아닌지, 엉뚱한 투자로 남의 잔칫집 구경만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일부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은 여전히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외국인·기관이 코스피 견인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53% 오른 2,355.30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외국인은 끌고 연기금은 밀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글로벌 경기 호황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해진 데다 원화 강세로 우호적인 환율 조건까지 갖춰지면서 연일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160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16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했다.

최근에는 연기금 등 기관도 가세했다. 국민연금은 25일 올해와 내년 국내 주식에 20조 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불 붙은 코스피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말 18.4%였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2022년까지 20%로 늘리기로 해 앞으로 주식투자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외국인이 이끌던 상승장에 기관투자가까지 본격 합세했다”며 “금융투자 쪽이 발 빠르게 대응했고, 앞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보험·은행 등도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2,600까지 간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코스피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연말까지 코스피가 2,600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바이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UBS와 노무라,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5개 IB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비중 확대’를 제시하고,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보고 적극적인 투자를 권유한 것이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특히 노무라는 코스피가 올해 말까지 2,600 선에 안착하고, 3∼5년 내에 3,000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단기과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신증권은 29일 “코스피가 2,300을 넘어선 현재 주가 수준에서 더 상승할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세가 더 뚜렷해져야 하는데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글로벌 정치 리스크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대형주·IT 업종 중심 상승세 지속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강세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새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소형주까지 상승세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정책 중심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상장 종목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거치면서 새 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고 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뚜렷해지면 종목별로 중소형주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에 올라탄 반도체 등 IT 업종의 주도 흐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밖에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은행 업종과 증시 호황의 1차적인 수혜업종인 증권업종 등도 유망한 종목으로 꼽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코스피#투자#금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