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속 대형도서관 ‘별세계’… 신세계의 ‘코엑스몰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별마당 도서관’ 31일 공개

“무료로 운영합니다”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복판에 도서관이 생겼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총면적 2800m², 2개 층 규모인 ‘별마당 도서관’을 31일 대중에게 무료 공개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제공
“무료로 운영합니다”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복판에 도서관이 생겼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총면적 2800m², 2개 층 규모인 ‘별마당 도서관’을 31일 대중에게 무료 공개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제공
천장까지 닿는 높이 13m 대형 책꽂이 3개에 빳빳한 새 책들이 가득 꽂혀 있다. 1층 광장과 에스컬레이터로 이어진 2층 곳곳에는 분야별 책장과 잡지 가판대가 서 있다. 점심시간을 맞아 몰려든 방문객들이 신기한 듯 대형 책꽂이를 올려다봤다. 소파와 테이블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이들도 있다.

대형 서점이나 공공도서관처럼 꾸며진 이곳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복판이다. 코엑스몰은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이 10년간 임차 운영 계약을 체결한 뒤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명칭을 바꿨다.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운영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31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중심부에 총 면적 2800m², 2개 층 규모인 ‘별마당 도서관’을 무료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식 오픈 전날인 30일부터 사전 공개가 이뤄졌다. 이날 도서관을 메운 방문객들은 “유럽 도서관 같다” “쇼핑몰에 이런 데가 생기다니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별마당 도서관은 총 5만여 권의 서적과 600여 종의 잡지, 최신 e북 시스템을 갖춘 ‘열린 도서관’이다. 곳곳에 라운지와 테이블을 마련해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도서는 영풍문고를 통한 신세계 자체 매입과 개인 및 단체 기부로 채워졌다. 외부 대여는 할 수 없고 도서관 안에서만 읽을 수 있다.

쇼핑몰의 경쾌한 음악과 달리 도서관 안에는 조용한 관현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소규모 전시공간과 강연장도 마련해 월별, 요일별로 시인과 음악가 등 명사 초청 무료 강연 및 공연 행사도 연다. 개관 이후 첫 번째 전시 테마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별마당 도서관 초기 투자비용으로 60억 원을 들였다. 연간 운영비도 최소 5억 원이 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익은 없지만 코엑스몰의 재활성화를 위한 신세계의 승부수인 셈이다. 한때 연평균 5000만 명이 찾을 만큼 북적이던 코엑스몰은 다른 도심 상권과 멀티플렉스의 부상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별마당 도서관은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조성한 대형 문화예술 공간이기도 하다. 일본 후쿠오카 다케오 시(市)에 있는 다케오시립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주 인구가 5만 명으로 작은 도시인 다케오 시는 복합 문화공간인 다케오도서관이 유명해지면서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이 들르는 곳이 됐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53)가 올해 1월 직접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이날 개관 사전 상태를 점검하러 들른 임 대표는 “그간 스타필드 코엑스몰이 특히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내부에서 방향을 찾기 어렵고 미팅 포인트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별마당 도서관이 코엑스몰의 중심이자 강남 문화공간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공간 옆에는 코엑스몰 입점 브랜드 100여 개가 참여하는 할인 행사나 시민 도서 기부 이벤트 등으로 관람객 참여도 독려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결국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례가 성공하면 다른 형태의 매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신세계#코엑스몰#대형도서관#별마당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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