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4배 ‘年6% 배당수익’… 리츠에 돈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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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부동산 간접투자 인기
작년말 운용자산 규모 25조원
주택분야 비중 1년새 45%로 급증… 수익률, 상가 9.4% 오피스 9.0%
정부, 공모-상장상품 확대 추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투자 늘듯

저금리 기조로 갈 곳을 잃은 투자금이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몰리고 있다.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특수목적회사를 일컫는다. 정부도 사모(私募) 중심의 리츠 시장에 공모·상장 상품을 늘려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리츠, 저금리 시대의 ‘비상구’ 될까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리츠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25조1000억 원으로 전년(18조 원)보다 39.4% 늘어났다. 또 지난해 신규 인가 59개를 포함해 전체 리츠는 169개로 집계됐다. 2001년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후 가장 많다. 리츠 1개당 자산 규모는 평균 1485억 원이고, 자산 규모가 3000억 원을 넘는 대형 리츠도 26개나 됐다.

리츠의 자산 규모가 급증한 것은 운영이 투명하고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리츠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평균 6%였다. 운용 중 배당이 어려운 임대주택 리츠를 제외하면 실질 수익률이 9.8%에 달한다. 이는 회사채(1.89%)나 예금금리(1.48%)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리츠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쉽다. 주식을 팔면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직접 투자보다는 환금성이 높다는 의미다.

상품별로는 상가시설(9.4%)과 오피스(9.0%) 리츠의 수익률이 높았다. 또 주택 부문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주택 분야의 자산 규모와 전체 리츠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4조7000억 원(26.2%)에서 지난해 11조4000억 원(45.3%)으로 급증했다. 행복주택,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 리츠가 활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리츠 상품은 경쟁률이 높아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저금리·저성장 시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투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 “개인 문턱 낮춰야”…도시 재생 리츠도 기대


정부는 개인 투자자가 더 쉽게 리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동안 리츠는 대부분 사모 위주여서 소액 또는 개인 투자자가 참여하기에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리츠자산관리회사와 부동산펀드 자산운용사(부동산집합투자업) 간의 겸업을 가능하게 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올해 9월부터는 리츠에서 1인 주주의 최대 지분을 5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리츠 공모와 상장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은 대주주 지분 제약으로 경영권 행사에 제약이 많고 공모나 상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 정부의 주요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 임대주택 사업에도 리츠 투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김정희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도 공공 리츠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큰 임대주택 리츠에 주택기금이나 국민연금이 들어가면 개인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리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장 리츠를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주식 상장 종목의 약 20%가 리츠”라며 “정부가 공모·상장 리츠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늘리고 개별 부동산이 아닌 리츠 기업의 운용 역량과 노하우를 보고 투자하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리츠#저금리#배당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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