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반도체 부진으로 전달比1.0%↓… 기업 체감경기도 9개월만에 하락
소매판매는 한달새 0.7% 늘어
4월 전체 산업 생산이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지만 소비는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주요 경기지표들이 엇갈리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미한 경기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0%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월(―1.5%)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경기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가 9.2% 감소한 영향이 컸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반도체 수출 수요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생산 등이 주춤하긴 했지만 생산 증가세가 꺾인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월에 전월보다 13.3% 늘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실제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4월 설비투자는 14.2% 늘어나면서 최근 6개월 동안 매달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절대적인 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생산, 투자는 조정을 받는 모습으로 미미한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소비상황을 보여주는 4월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0.7% 늘며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3월 ―0.1%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로 반전한 것은 내구재와 비내구재 모두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냉방기기가 잘 팔렸고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 판매가 늘어나면서 내구재는 2.7% 늘었다. 황금연휴의 영향으로 등산복과 수영복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의복 등 준내구재도 1.9%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도 122.6으로 199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았다. 소매판매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한편 올 들어 꾸준히 좋아지던 기업의 체감경기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2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내렸다. BSI가 100 이하이면 향후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의 업황 BSI가 하락한 것은 작년 8월(71)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4월에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낼 정도로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했다가 일시적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5월 황금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것도 제조업 생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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