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0개국 중 최대폭 감소
작년 한국 제친 인도 9.7% 증가… 7위 멕시코와는 격차 대폭 줄어
전 세계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지난해 11년 만에 ‘빅5’에서 밀려난 한국이 올해 6위 자리마저 위협받게 됐다. 인도 멕시코 등 경쟁 국가들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데 반해 한국은 생산이 줄었고 감소 폭도 크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104만971대로 지난해 1분기 생산량 107만1349대보다 2.8% 감소했다. 한국의 생산량 감소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주요 10개국 중에서 가장 많다. 10개 나라 중 전년보다 생산량이 줄어든 곳은 한국 이외에 미국(―2.1%)과 캐나다(―2.5%)뿐이다. 한국의 감소율이 가장 크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선 인도는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한 124만533대를 생산했다. 한국보다 약 20만 대 많은 양이다. 양국 간 생산량 격차는 지난해 1분기 때의 3.4배로 늘었다.
오히려 한국은 7위 멕시코에 쫓기는 상황이다. 멕시코의 1분기 생산량은 99만4560대다. 한국보다 4만6411대 적다. 지난해 1분기에 한국은 멕시코보다 22만9896대 더 많은 자동차를 만들었다. 올해 들어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량 격차가 1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이 멕시코에 생산량에서 뒤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한국은 내수가 정체됐고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이 새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반면 멕시코는 자동차 시장 자체가 확대될 여력이 크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멕시코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멕시코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자동차 시장이 커지며 한국이 생산량 순위에서 밀리는 게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한국 자체의 문제로 생산량 감소가 가속화되는 건 문제라고 말한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건 한국 자동차 공장들의 고비용·저효율 생산 구조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경직된 노사 관계로 인해 국내 기업마저 해외 생산으로 눈을 돌리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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