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에선 날아다니지만 실전에만 나오면 몸이 움츠러드는 운동선수들이 있다. 큰 무대 공포증이 있는 클래식 연주자도 있다. 직장인 중에도, 평소 업무는 잘 처리하지만 경영진 보고나 중요한 세일즈 미팅만 나가면 부들부들 떨고 실수를 연발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유리가슴을 간부로 승진시킬 회사가 있겠는가.
신간 ‘포텐셜’을 쓴 영국의 스포츠 심리 전문가 데이브 알레드는 강한 정신력이야말로 특급 인재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리오넬 메시, 마이클 조던 같은 초일류 운동선수를 보라. 수비수가 겹겹이 둘러싸도 당황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주위를 확인해 빈 곳으로 패스하거나 먼저 초조해진 상대방의 파울을 유도한다. 또 경기에서 지더라도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다음 경기에는 다시 활기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알레드는 우리도 메시나 조던 같은 ‘멘털 갑(甲)’이 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첫째,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을 키우자. 전투기 조종사들은 시뮬레이터에서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처해지는 연습’을 반복한다. 중요한 보고나 외부 미팅을 앞둔 직장인이라면 모범답안만 달달 외울 게 아니다. 엉뚱한 질문을 받는 돌발 상황을 가정해보고 연습해야 한다.
둘째, 부정적이고 추상적인 지침보다는 긍정적 혹은 구체적 지침을 만들자. 축구 골키퍼라면 ‘날아오는 공을 놓치지 말자’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공을 놓치는 상황에 대한 공포심만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공에 새겨진 로고를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주시하자’란 식으로 생각하는 게 낫다.
셋째,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을 때에 대한 마음자세도 중요하다. 미국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 영국 육군 공수특전단(SAS) 등 강대국 특수부대의 비밀 작전은 완료되는 경우보다 실행 직전에 취소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초긴장 상태에 있다가 아무 일 없이 작전이 취소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출동에선 또다시 만반의 준비와 정신무장을 하고 대기하는 것, 그것이 초일류 프로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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