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배당수지 53억달러 최대 적자
기업실적 좋아지고 수출 호조에도… 경상흑자 1달새 17억달러 감소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내 정유·화학사 중 처음으로 연간 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실적을 토대로 사상 최고 수준인 주당 64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높은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보인 이 회사에 외국인 투자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처럼 실적이 좋아진 국내 기업들이 배당을 크게 늘리면서 4월 배당소득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여기에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여행수지도 나빠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상품, 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한 경상수지는 40억 달러 흑자로, 사상 최장인 6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흑자 규모는 3월(57억5000만 달러)보다 30.4% 줄었고, 지난해 4월(37억6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었다.
4월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기업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은 4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2% 늘었고, 수입은 362억7000만 달러로 18.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119억3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6월(128억3000만 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다.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인 건 외국인에 지급된 배당금이었다. 4월 배당소득수지는 사상 최대인 53억3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매년 4월은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이 지급되는 시기다. 작년 4월에도 배당소득수지는 45억2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도 증가하면서 대외 배당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5년 5.2%에서 지난해 6.1%로 개선됐고,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말 28.6%에서 작년 말 31.2%로 확대됐다.
그동안 정부가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으로 기업의 배당금 확대를 독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배당소득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이자, 배당소득 등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 또한 역대 최대 적자(50억3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4월 서비스수지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여행수지의 여파로 23억8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 적자는 12억4000만 달러 규모로 3월(―13억5000만 달러)보다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4월(―5억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여파로 4월 중국인 입국자(22만8000만 명)가 1년 전보다 66.6% 급감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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