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한국지하철’ 데이터 분석결과
사드 논란뒤 명동쇼핑 관심 줄고… 여의도 한강공원 검색 순위 급상승
최근 1년 사이에 한자를 사용하는 중화권 관광객이 선호하는 국내 관광 명소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쇼핑 1번지’인 명동 선호도는 낮아진 반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늘어났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鵬泰)’는 애플리케이션 ‘한국지하철’의 데이터를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 비교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2014년 출시한 한국지하철은 한국의 지하철 지도와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앱이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를 지원하며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용자의 90% 이상이 중국어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화권 관광객들의 관광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앱이다.
올해 5월 검색이 가장 많았던 한국의 관광 명소는 남산 서울타워다. 북촌한옥마을, 홍익대 인근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해 여의도 한강공원이 37위에서 4위로, 과천 서울대공원은 64위에서 11위로 관심 순위가 크게 오른 것이 눈에 띈다. 마을 미술프로젝트로 알려진 부산 감촌문화마을도 지난해 216위에서 16위로 검색 순위가 올라갔다. 제일기획은 “중화권 관광객의 여행 트렌드가 쇼핑과 맛집 위주에서 꽃구경, 공원 산책 등 여가활동으로 확장됐다. 행동반경도 서울 일대를 넘어 부산 등 지방까지 넓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전통적으로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었던 명동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15위로 검색 빈도수가 떨어졌다. 두산타워 등 동대문 지역의 명소들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철역 검색 순위 1위도 명동역에서 올해 3월부터 홍대입구역으로 바뀌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상황에서 홍콩, 대만 등 비(非)본토인들의 한국 여행은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하철 앱의 언어별 이용을 분석한 결과 중국어 간체자(簡體字)를 택한 이용자는 17.7% 줄었으나 번체자(繁體字)를 택한 이용자는 68.9% 늘었다. 간체자는 중국 본토인이, 번체자는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글자다. 간체자와 번체자의 선택 비율도 지난해 5월 각각 71.9%, 21.0%에서 지난달 56.9%, 34.1%로 격차가 줄었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줄고 홍콩·대만인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235만2000명이었던 누적 중국인 입국자는 올해 같은 기간 174만4000명으로 25.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홍콩인(21만9000명)과 대만인(29만9000명) 입국자는 지난해보다 각각 10.5%, 23.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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