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있어서 회사 옮긴다’ 인식 바뀌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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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편견 탓 이직문화 뿌리 못내려… 前직장-학력 중심 평가도 한몫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교정에서 만난 노희수 씨(24)는 동아일보 취재진의 ‘나에게 취업이란’ 질문에 “인생에서 열어야 할 또 다른 문”이라고 대답했다.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교정에서 만난 노희수 씨(24)는 동아일보 취재진의 ‘나에게 취업이란’ 질문에 “인생에서 열어야 할 또 다른 문”이라고 대답했다.
동아일보 ‘청년이라 죄송합니다’ 취재팀이 취업의 의미를 묻자 한 학생은 “인생에서 열어야 할 또 다른 문”이라고 답했다. 이직은 그 뒤에 숨어있는 제2, 제3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직문화가 활발하지 못한 한국에서 선결되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지목했다.

우선 이직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금융권 인사담당자 출신이며 현재 헤드헌터로 활동 중인 임정우 씨는 “이직하려는 이유가 ‘구직자의 잘못 때문’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충성도가 떨어져 구직자가 소속을 바꾸려 한다는 의심부터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경력 구직자 면접은 실력평가가 아닌 인성 압박면접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명확한 평가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윤준홍 프로매치코리아 이사는 “기업이 헤드헌터로부터 인재를 추천받을 때 연봉의 20% 정도 수수료가 들다 보니 이왕이면 학점 학력 가족관계 등 스펙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직자는 실무능력을 중시해야 하는데, 사실상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인식을 굳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구직자 역시 이직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단지 일이 힘들거나 조직에 불만이 있다고 이곳저곳 옮기는 것은 건전한 이직이라고 보기 어렵다. 잡코리아의 변지성 팀장은 “아무리 경력이 많아도 한 직장의 재직기간이 짧은 사람은 기피대상”이라며 “이직의 목표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커리어를 가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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