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사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재계와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1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노조와 기아차노조는 노사가 각각 일정 기금을 출연해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기금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원·하도급 및 사내하청 관계 개혁, 지역사회 공헌활동 등에 사용하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노조 내부 일각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아직 확정안이나 노조 공식 입장이 사측으로 전달되거나 제안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에서 폐쇄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현대차에는 금속노조 산하의 별도 비정규직 노조가 있지만 협상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했다.
자동차 노조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한 노조 아래 있었던 기아차 노조도 최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했다. 기아차 노조는 4월 사내하청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내팽개쳤다는 비난이 나왔다. “비정규직의 가장 큰 적은 정규직”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기금 조성을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진다. 현대·기아차는 노사 공동기금 조성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공헌위원회 같은 별도의 기구를 만들자는 의견도 공론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거대 노조이자 강성 노조로 꼽히는 현대·기아차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설 경우 다른 기업과 노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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