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부동산대책’에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은 사업 속도가 빠른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반면 정부의 칼날을 피한 서울 강북과 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새 아파트 본보기집에는 평소보다 많은 문의전화가 몰리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조용한 강남 재건축
정부 대책이 나온 지 하루가 지난 20일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부동산 시장은 조용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이번 대책의 여파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뚝 끊긴 탓이다. 정부의 불법 행위 단속을 피해 대다수 공인중개사무소가 ‘잠정 휴업’에 들어간 것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특히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사업 속도가 더딘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정부가 복합적인 재건축 규제를 예고하면서 직격탄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 단지들은 정부가 이르면 9월부터 사업승인을 받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선 조합원 공급물량을 1채로 제한하기로 한 조치의 적용을 받는다. 또 내년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는 것도 악재다. 잠실주공5단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채 이상 집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언제 집을 팔아야 할지 묻는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고 전했다.
이번 대책의 과녁에선 벗어난 재건축 단지들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개포2단지 인근 G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에 호가가 4000만 원이 떨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된 상태”라며 “당분간 거래는 뜸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새롭게 청약조정 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서울과 가깝고 개발 호재가 많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광명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분양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풍선효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부 규제로 집값이 떨어져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 들썩이는 서울 강북 아파트 분양권
반면 서울 강북 지역은 들썩이는 모습이 역력하다. 또 15년 만에 서울 전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서 이미 분양을 마친 단지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매제한이 풀린 일부 단지는 수천만 원의 웃돈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졌으며 아직 전매가 금지된 단지의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전매제한이 풀린 마포구 망원동의 ‘마포 한강 아이파크’ 분양권은 최근 2주 새 3000만 원이 급등하며 모두 8000만 원의 웃돈이 붙었다. 일대에 위치한 G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평소 하루 2, 3통에 불과했던 문의전화가 20일 하루에만 10통 이상 걸려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전매제한이 풀린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분양권에도 7000만 원 가까운 웃돈이 붙었지만 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계약해 전매제한(분양 계약 후 1년 6개월)이 많이 남은 ‘보라매 SK뷰’ 분양권을 사겠다고 문의하는 전화도 많다”고 귀띔했다. 현재 이 아파트엔 7000만 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있다.
정부 대책의 사정권에서 벗어난 수도권에서는 들썩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음 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하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분양 홍보관에는 20일 문의전화가 전날보다 무려 40%가량 늘었다. 송도국제도시 내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분양한 단지에 대한 가격 정보 등을 묻는 전화가 많다”고 전했다.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문의전화가 조금 늘었다. 관심이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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