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전기차-핀테크 등 신산업일수록 규제가 毒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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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정부에서 규제 개혁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대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규제라고 해서 경제와 경영에 항상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규제에 대한 고정관념이 규제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기회를 막는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규제가 기술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규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산업을 키우고 기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 규제’로도 불린다.

베를린기술대 연구진은 정부의 규제와 시장에서 형성된 표준화가 기술 발전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분석 결과, 규제와 표준화가 기술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시장의 불확실성 정도에 따라 달랐다.

우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작을 때는 정부 규제가 오히려 기업의 혁신성을 높였다. 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클 때는 정부 규제가 혁신 효율성을 낮췄다.

시장이 이미 형성됐을 경우엔 기업들이 표준화 작업을 통해 다른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으려고 하기 때문에 혁신 비용이 더 든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와 같은 신산업의 경우 정부 규제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혁신 비용이 더 증가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핀테크의 경우도 기존의 법 제도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기업 단체들이 표준을 확립하는 데 참여할 수 있을 때 기술 혁신이 더욱 촉진될 수 있다. 그만큼 기술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이 시장 표준을 형성한 4G, VHS 비디오테이프 등이 대표적 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블록체인, 3차원(3D) 프린팅, 드론 등 새로운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법과 제도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상황에 맞는 ‘스마트 규제’ 프레임 설계가 필요하다.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jmahn@sogang.ac.kr
#dbr#전기차#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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