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조직에 영감 불어넣어야 진짜 리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한국3M 입사해 美본사 수석부회장 오른 신학철씨, “3M 핵심 5개 분야 총괄 맡아 지금까지 없던 직책… 큰 책임감”

“보통 기업이라면 평사원으로 입사해 미국 본사의 부회장까지 오르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든 일이죠.”

26일(현지 시간) 글로벌 기업 3M의 미국 본사는 신학철 3M 수석부회장(60·사진)을 글로벌 연구개발(R&D)·전략사업 개발 등 5개 핵심 분야를 총괄하는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해외사업부문 담당에서 R&D·전략 및 사업개발·제조물류본부·IT(정보기술)·BT(Business Transformation·조직 혁신) 등의 총괄 책임자로 승진한 것이다.

인사 발표 후 미국 미네소타 본사에 근무하는 신 부회장과 통화했다. 신 부회장은 “한국어로 하면 같은 수석부회장이지만 ‘EVP(Executive Vice President)’에서 ‘Vice Chair and EVP’가 됐다. 3M이 처음으로 핵심 부서를 통합해 여태까지 없던 직책을 맡겨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3M에서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는 신 부회장은 1984년 한국3M에 입사해 1998년 미국 본사로 발령받고 2011년부터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을 맡아왔다. ‘변방’ 국가의 평사원에서 시작해 33년 만에 미국 본사의 핵심 부서를 총괄하는 것이다. 그는 “대학 시절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혁신기업 사례로 3M을 배우며 막연한 동경심만 갖고 입사했었다”며 웃었다.

신 부회장이 글로벌 그룹에서 일하며 한국과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것은 인사 시스템이었다. 그는 “리더를 평가할 때 성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고, 나머지 50%는 얼마나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등 리더로서의 자질을 본다”고 말했다.

3M은 매년 매출의 6% 정도를 R&D에 쏟아붓고 있다. 1년으로 보면 18억 달러에 이른다. 그 결과 3M은 5∼10년 앞선 46개의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이 앞으로 중점을 둘 분야도 R&D다. 그는 “R&D에서 성과를 내려면 기업 문화부터 다양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3M이 100년 넘게 혁신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근본 철학으로 삼고 많은 국가의 다양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했기 때문이다”라고 한국 기업들에 조언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한국3m#신학철#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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