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는 엔씨, “3040이 타깃… 시스템 안바꿔”
타협하는 넷마블, “게임서 획득 재화만 쓰게 재편”
업계 “리니지M 청소년이용 못해도 핵심유저 확보엔 문제 없을듯”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 기능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을 21일 공개한 엔씨소프트는 게임 출시 전날인 20일 주가가 11.41%나 급락했다. 게임에서 거래소 기능이 막힌 채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12월 출시 후 12세 이용가로 서비스되던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은 거래소 시스템으로 인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로부터 등급 재분류 심사를 권고받고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MMORPG에서는 유저들이 필요한 아이템이 각기 다르고, 이를 전략에 맞게 구비하는 것이 캐릭터 강화에 중요하다. 이 때문에 거래소는 ‘MMORPG의 꽃’이라 불릴 만큼 핵심적인 기능으로 통한다.
거래소 기능 때문에 게임사들이 곤란을 겪게 된 것은 지난달 19일 게임위에서 거래소 시스템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서다. 게임위는 이용자의 유료 결제를 통해 얻은 가상 재화를 거래소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경우 이를 청소년이용불가(청불) 등급으로 판정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사행성 때문이다. 게임위가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위의 권고가 내려온 뒤 게임사들의 행보는 엇갈렸다. 넷마블은 거래소에서 게임 플레이로 획득한 재화만 사용할 수 있도록 게임을 재편했다. 기존에는 게임을 통해 얻는 재화는 물론이고 유료 결제로 획득한 재화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게임위에서 등급 재분류 심사를 받게 하자, 넷마블은 오직 게임을 통해서만 획득 가능한 재화를 거래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이 12세 이상 유저들에게 서비스되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의 유저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료 재화 사용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청불 판정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유료 재화만을 이용해 아이템을 구매하는 거래소 시스템을 탑재한 게임을 게임위에 제출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청불 판정이 날 경우, 성인에게만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12세와 청불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의 타깃 유저는 과거 ‘리지니1’을 즐겼던 30, 40대 남성들이기 때문에 청불 판정을 받아도 핵심 유저들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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