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기 기자의 머니 레시피]지배구조 개선-주주이익 확대 바람타고… 우선株 ‘귀한 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주요 지주사 우선주 매력 부각


신민기 기자
신민기 기자
찬밥 신세였던 우선주 몸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기업이 배당을 하거나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 배분 등에서 보통주보다 우선적으로 지분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주식입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이익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주의 매력이 커졌습니다. 특히 지주사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 머니 레시피에서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우선주를 요리합니다.

우선주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주주들의 경영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일부 해외 선진시장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로 우선주 시세가 보통주보다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등 단점만 부각돼 ‘나중주’라는 별명으로 통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선주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주주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주주들이 과거보다 큰 목소리를 낼수록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 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스피의 고공행진으로 보통주의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도 우선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달 23일 기준으로 8개 주요 지주사 우선주의 주가는 보통주보다 모두 낮았습니다. CJ 보통주 주가가 19만8000원인 데 비해 우선주는 9만1500원으로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주가가 오를 여지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매력들이 새삼 주목을 받으면서 올 들어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개 주요 지주사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LG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많이 올랐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말에 비해 이달 23일 보통주 주가가 32.38%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59.89%나 급등했습니다.

임수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매력이 커지는 데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우선주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우선주에 투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우선주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은 편이지만 가급적이면 보통주와의 가격차가 클수록 좋습니다. 보통주가 오른 만큼 우선주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배당을 고려해 투자 시점도 고민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연말에만 한 차례 배당을 실시하지만 중간배당을 하는 기업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22개 기업이 중간배당을 했습니다. 중간배당을 받으려면 기준일인 이달 30일의 2거래일 전인 28일까지 해당 종목의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배당금 규모는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확정됩니다. 다만 배당 직후 배당락 효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 방법으로 우선주 ETF가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우선주 ETF는 코스피 우선주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우선주 ETF’가 유일합니다. 해당 상품의 1개월 수익률은 3.81%, 3개월 수익률은 15.26%로,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보통주보다 가격이 싼 만큼 투자 위험이 크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매수세가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지주사#우선주투자#주주이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