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의 중요한 축 담당… R&D 투자-신차종 생산 확대
현지공장 2만여명 고용창출 효과… 수요따라 신규공장 검토도 가능
현대자동차그룹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경제인단으로 동행한다. 한미 무역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초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은 “친환경차,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생산시설의 신차종 생산 및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등을 위한 차원”이라고 ‘통 큰 투자’의 배경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 수요 추이를 감안해 신규 공장을 짓는 것도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31억 달러는 현대차그룹이 직전 5년간 미국에 투자한 21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보다 50% 정도 많은 수준이다.
중국과 함께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실적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해인 1999년 미국을 방문해 수출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품질에 대한 혹평을 접한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하며 신차 출시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품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12년 미국 자동차 시장은 1449만 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3.4% 성장했지만 이후 경기 악화로 매년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2015년에는 성장률이 5.7%까지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8.1%로 2015년 7.9%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생산공장인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8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고, 협력사의 동반 진출로 인한 현지 고용 인력까지 합하면 2만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1999년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으로 미국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정몽구 회장은 2011년 미국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품질 안정화를 위해 힘써왔지만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할 때다.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2015년 10월 미국 진출 30년 만에 1000만 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지난 2000년 현대차가 전체브랜드 34위, 기아차가 37위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며 지난해 기아차가 전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양사 모두 글로벌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 2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미국의 비영리 기관인 에너지경제효율위원회(ACEEE)가 주관하는 ‘제20회 친환경차’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최고의 친환경차 자리에 올랐다. BMW i30과 도요타 프리우스 에코 등을 줄줄이 누르고 기록한 성과다. 치열한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뛰어난 연료소비효율과 낮은 오염 발생 정도로 현대차의 기술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 확대를 이어가기 위해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7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을 선보이고 현대차의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 수요가 SUV로 이동하는 변화 추세에 맞춰 판촉을 강화하고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내 SUV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기존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관 생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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