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막바지 기회” 고덕에 하루 8000명 장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일 03시 00분


대출규제前 분양 15곳 인산인해
전국 1만1634채 물량 밀어내기… 억대 웃돈 기대감에 청약자 몰려
“8월 가계빚 대책 고려뒤 투자를”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본보기집에 입장하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본보기집에 입장하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프리미엄(웃돈) 1억∼2억 원은 붙을 걸로 예상하고 왔어요.”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본보기집에서 만난 최모 씨(53)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미 분양이 끝난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의 다른 아파트의 시세를 고려할 때 청약만 성공하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 아파트의 3.3m²당 분양가는 평균 2235만 원. 그는 “준(準)강남권의 새 아파트치고 분양가가 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곳엔 8000여 명의 예비 청약자가 몰렸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지하철역 입구까지 길게 이어졌다. 최소 1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 씨(50·여)는 “고덕지구 바로 옆의 하남·미사지구가 뜨는 걸 보고 무리해서라도 서울에 청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분양시장 열기는 뜨거웠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예비 청약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7월 3일 이후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10%포인트씩 줄어든다.

건설사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며 이날 전국에 15곳의 본보기집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총 1만1634채로 올 들어 최대 규모다. 대우건설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분양하는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본보기집도 1000여 건의 상담이 잇따랐다. 분양 관계자는 “1순위 청약 자격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정부 규제로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16% 올라 상승폭은 3주 연속 둔화됐지만 평균 가격(3.3m²당)은 처음으로 2000만 원을 돌파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2004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11일 1901만 원 이후 7개월여 만에 100만 원가량 올랐다. 강남 재건축 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데다 강남권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며 매매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이라면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8월 가계부채 대책에 또 다른 규제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7∼12월)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입주 시기가 겹치면 공급 과잉에 따른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에서 23만1514채가 분양될 예정으로 상반기(1∼6월) 16만7921채보다 38% 많다. 서울은 상반기보다 162% 증가한 4만5017채가 분양된다. 2001년 하반기 이후 최대 물량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청약#대출#가계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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