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100% 모바일뱅킹… 시중銀 긴장해야 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7월 오픈 앞둔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인터넷전문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가 7월 중 영업을 개시한다. 사진은 3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윤호영(왼쪽), 이용우 공동 대표가 포즈를 취한 모습.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가 7월 중 영업을 개시한다. 사진은 3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윤호영(왼쪽), 이용우 공동 대표가 포즈를 취한 모습.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3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H스퀘어 카카오뱅크 본사 사무실.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사람들이 드나들어 잘못 왔나 싶었다. 사무실 방마다 ‘프랑’ ‘과라니’ ‘헤알’ 등 다양한 외국 화폐 단위가 쓰여 있었다.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도 보였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복장만큼이나 일하는 방식도 자유로운 분위기”라며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도 기존 금융회사들과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문을 연다. 직원들은 막바지 영업 준비 작업에 한창이었다. 사무실 곳곳에 3, 4명이 옹기종기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방문객 리스트는 매시간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막바지 테스트 등 준비작업이 한창인 카카오뱅크의 이용우·윤호영 공동 대표를 본사에서 만났다.

○ 해외송금 서비스 ‘비장의 무기’

이들이 가장 공을 들인 건 단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윤 대표는 “앱으로는 대출과 예금, 해외송금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며 “앱을 써보면 서비스 처리 속도가 빨라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회원 가입과 계좌 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7분 남짓이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선 계좌를 개설하는 데에만 아직도 15분 이상이 걸린다. 이 대표는 “시범적으로 대출을 받아 원래 있던 마이너스통장을 채워봤는데 그 과정이 10분도 안 걸렸다”고 자랑했다. 앱을 쓰기 쉽게 만든 것도 이들이 내건 장점 중 하나다. 윤 대표는 “나이 든 분들도 한두 번만 해보면 편하게 쓸 수 있게 만들자는 목표로 쉽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이고, 윤 대표는 ERGO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커뮤니케이션즈 경영지원부문장, 카카오 모바일뱅크 부사장 등을 거친 모바일 전문가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꼽는 ‘비장의 무기’다. 수수료가 시중은행 10분의 1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고객을 확보한 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송금 서비스는 속도가 빠르고 간편하다. 처음에 몇 가지만 입력하면 이후에는 송금에 1분도 안 걸린다”고 자랑했다.

○ 모바일 완결성 갖춘 ‘모바일전문은행’

윤 대표와 이 대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나 시중은행 모바일뱅킹과 어떤 차별성에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이에 대해 ‘모바일 완결성’을 꼽았다. 카카오뱅크의 모든 서비스가 모바일로 시작해서 모바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모든 금융 활동을 모바일로 가능하게 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서만 쓸 수 있다. 보안을 위해 한 사람당 한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모바일 금융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계좌를 모바일로 연동해 쓰는 것과 처음부터 모바일에서 계좌를 만들어 금융 활동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카카오뱅크는 그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시중은행은 뒤늦게 강화하기 시작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덧입혀 카카오톡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이라는 큰 맥락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각종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연결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를 카카오뱅크에 가져오거나 은행 상담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e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산업이 정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변화하면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은행들이 연간 수천억 원의 인건비를 쓰고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여기에 모바일·인터넷 금융 시장이 열리고 다른 사업과의 융합이 확대될수록 시장은 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용우#윤호영#모바일뱅킹#카카오뱅크#은행#해외송금#마이너스통장#인터넷은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