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상반기 판매 8.6%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주력 모델 노후화 등 영향… 현대차는 지난달에만 19% 줄어
“하반기 코나 등 신차로 실적회복”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도 올 상반기(1∼6월) 판매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 위주의 전략 변경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33만6441대, 기아차 29만5736대, 제네시스 9919대 등 모두 64만209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가량 줄었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미국에서 총 5만4507대를 판매해 19.3%가 감소했다. 기아차는 5만6143대를 판매해 10.3%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올 상반기 기준 7.6%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가 축소됐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주력 모델이 오래됐다는 점을 꼽고 있다. 여기에 ‘플릿 판매’를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0%와 20% 축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플릿 판매란 관공서와 기업, 렌터카 업체 등을 대상으로 대량으로 싸게 판매하는 영업방식이다. 개인 소매 판매보다 수익성이 낮다. 회사 측은 “대량 판매를 하다 보니 중고시장에도 비슷한 시기에 물량이 쏟아져 잔존가치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이를 막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요 예상치가 당초 1753만9000여 대에서 1700만 대 초반으로 떨어진 점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 자체가 줄면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측은 하반기에 미국 시장에 쏘나타 뉴라이즈, 코나,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신차를 투입해 실적을 회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현대·기아차가 생산하지 않는 픽업트럭 쪽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조정될 때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봤지만 이제는 다른 업체들이 회복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서 어려움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코나#현대차#기아차#무역#자동차#수출#신차#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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