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집중 유치-육성 위해 학교건물 한 층 특화공간 설정
평지 많고 전파방해 적어 최적… 농약살포 등 잠재수요도 한몫
‘한국의 드론 창업 메카가 되겠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최근 드론 창업과 연구에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어 화제다. 이 학교는 캠퍼스 내 창업진흥센터 B동의 한 층을 아예 드론 특화 공간으로 설정했다. 학교 안팎에서 드론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스타트업을 집중 유치 및 육성하기 위해서다.
국내 드론 기술 수준은 현재 미국 독일 중국 같은 드론 선진국보다 3∼7년 뒤져 있다. GIST의 이러한 드론 특화 전략은 국내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성근 GIST 창업진흥센터장은 “과기원 특성상 다른 차세대 기술들을 이용한 창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드론에 대한 관심이 더 큰 편”이라며 “드론 관련 스타트업을 집중 유치하고 육성해 한국의 드론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드론 특화 공간에는 △에스오에스랩 △호그린드론 △애즈밸즈 △이디아이 △멀전트시스템 등 5개의 드론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중 에스오에스랩은 G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학생 4명이 중심이 돼 창업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드론과 자율주행차의 장애물 회피를 위한 ‘라이다(Lidar)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최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TIPS) 운영사인 퓨처플레이를 통해 2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GIST는 드론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드론 특화 공간 규모를 계속 키울 예정이다.
차세대 유명 기술 중 드론에 GIST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드론은 개발도 어렵지만 실험을 하는 것도 다른 제품에 비해 까다롭다. 제품을 직접 하늘에 띄우고 조종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와 전파 방해에 늘 노출돼 있다. GIST가 위치한 광주와 전남 지역은 평지인 데다 높은 건물이 드물다. 전파 방해도 적은 편이다. GIST 무인자율비행체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효성 기계공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드론 연구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대학 중 하나가 GIST”라며 “도시나 공업 지역보다 훨씬 다양한 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과 수산업 중심인 지역사회의 경제구조도 드론 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좋은 조건으로 꼽힌다. 광주 전남은 농업과 수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드론을 이용한 농약 뿌리기와 녹조 및 적조 관찰 작업에 관심이 많은 지역 주민과 기업이 많다. 잠재적 소비자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기술에 반영하고,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GIST가 지속적으로 드론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첨단 기술 기반 산업이 부족한 광주 전남 지역의 약점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