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기관투자가… 안건 반대 2.8% 그쳐

대신지배구조硏, 의결권 행사 분석
반대의견 권고 비율의 10% 수준… 대표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은 11.4%

올해 기관투자가가 상장사의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반대한 비율이 2.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기관투자가가 거수기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의결권 자문기관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의결권 행사를 공시한 기관투자가 112곳이 상장사 701곳의 정기주총에 올라온 안건 2만169건 중 반대한 안건은 563건(2.8%)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구소가 안건을 분석해 반대의견을 권고한 비율인 20.9%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표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반대율은 11.4%로, 전체 기관투자가보다는 높았지만 연구소 권고 반대율보다는 낮았다.

권고수준과 실제 반대율의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이사 보수에 대한 안건이었다. 연구소는 이사 보수 안건의 24.8%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실제 기관투자가들은 2.1%만 반대했다.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15.9%)과 메리츠자산운용(13.3%), 트러스톤자산운용(10.7%) 등의 반대율이 높았다. 이들은 모두 주총의안 분석에 대해 외부자문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로서 적절한 견제를 통한 외부 통제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