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기업용 업무택시 유료화… ‘돈벌기’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우선배정 추가요금’ 규제 막히자… 月단위 탑승계약으로 콜비 받아
“다양한 수익모델 실험 예정”… 앱광고-주차서비스 등도 ‘탄력’


카카오의 기존 택시 사업 등이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용 업무택시부터 유료화하기로 했다.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5000억 원 투자를 유치한 카카오는 앞으로 택시를 중심으로 수익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립경영 실적은 자회사 분리와 투자 유치를 계획하는 카카오의 성장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최근 분사를 결정한 카카오모빌리티는 9월 이전에 기업이 업무용으로 택시를 호출할 때 콜비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하기로 했다. 주로 업무용으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기업의 임직원들이 이용 대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기업 간의 월 단위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인택시 모델 구상을 마무리하고, 개별적으로 기업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콜이 주로 발생하지 않는 낮 시간에도 콜택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익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가 택시를 부를 때 웃돈을 주면 우선 배차하는 방식의 첫 유료화 모델을 검토했으나, 규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른 수익화 모델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택시운송사업법상 미터기 요금 외 추가요금을 제시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15년 콜당 최대 5000원의 웃돈 제시가 가능했던 ‘T맵 택시’에 시정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추가요금 서비스는 여러 수익모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연간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부터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에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익화 시험대에 선 것으로 풀이된다. 4월부터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에 나섰던 카카오는 5월에 모빌리티 사업부문 분사를 확정하고 신설 법인을 만들었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O2O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사용자(1500만 명)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 수익모델로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 광고를 확대키로 했다. 또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택시 요금 자동결제 시스템을 한국스마트카드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주차서비스에 대한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외에도 향후 게임 등 각 사업부 분사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이 수익화에 성공해야 자회사 분사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카카오 택시#유료화#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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