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공사 일시 중단을 요청받은 건설사들이 일제히 문제 제기에 나섰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시공사인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SK건설 등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에 잇따라 공문을 보내 ‘공사 중단에 대한 내용이 불명확하고 보상방안 등이 빠져 있다. 구체적인 공사 중단 범위를 명시하고 보상방안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한수원이 이 업체들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시공계약 일시 중단에 관한 협조 요청’ 공문을 통해 “공사 일시 중단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대기업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51%)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한수원이 공사 중단에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하는데 무엇을 말하는지 불분명하다. 공사 정지를 지시하는 것인지, 공사 정지를 전제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단해야 할 업무의 종류와 보상 범위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달라”고 촉구했다.
신고리 5·6호기의 수중 취·배수 구조물 축조공사를 맡은 SK건설도 “현장 대기 중인 시공 인력, 장비, 협력업체, 각종 운영경비 등에 대한 명확한 보상 지침이 없어 후속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은 지난달 말부터 공사 중단에 대비해 휴일, 야간작업을 중단했고, 이에 협력업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공사 중단 결정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이에 대한 법적, 계약적 근거가 무엇인지, 공사 일시 중단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단순한 협조 요청이 있을 뿐인 현재 단계에서 업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중지시킬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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