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온지 2년… 한화그룹 효자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방산-화학분야 경쟁력 쑥쑥


한화가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인수한 방위산업 및 화학회사 4곳이 호실적을 발판 삼아 사업 재편을 통한 경쟁력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화는 2015년 6월 총 1조8541억 원을 들여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한화토탈(옛 삼성토탈),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인수를 완료했다.

12일 한화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이달 1일자로 방산사업본부, 에너지장비사업본부, 산업용장비부문을 각각 물적 분할해 자회사로 편제했다. 한화테크윈은 존속 법인 한화테크윈과 자회사인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등 4개 회사로 나눠졌다. 각 사업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 독립법인으로서 고유 영역을 전문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자생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방산업계 전망도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달 솔라사업부를 신설하고 자회사 ‘한화솔라파워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50.15%를 취득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뒤 사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한화종합화학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화학업체였다. 글로벌 PTA 공급과잉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면 단일 화학제품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한화토탈은 실적이 승승장구하면서 한화그룹의 든든한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 8조1852억 원, 영업이익 1조4667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다. 직원들은 올해 초 초과이익 분배금으로 연봉의 50%, 목표 달성 장려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100%를 손에 쥐었다.


2년 전까지 이 회사들이 속해 있던 삼성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전자업종이 주력이다. 반면 한화는 방산과 화학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화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방산·화학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과 노하우가 많아 의사 결정이 수월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에서는 비주력 계열사로 주목받지 못한 회사들이었지만 한화로 인수된 뒤에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대접받고 있다. 한화는 2015년 ‘빅딜’에 이어 지난해 5월 ㈜두산과 오딘홀딩스로부터 한화디펜스(전 두산DST)를 인수하며 방산 분야 사세를 재차 확장했다. 지난해 10월엔 프랑스 방산 업체 탈레스가 갖고 있던 한화시스템(당시 한화탈레스) 보유 지분 50%를 전량 사들여 독자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화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강화되고 있다. ㈜한화,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4사는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의 종합방위산업 전시회 ‘IDEX 2017’에서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통합 전시를 진행했다.

한화는 빅딜 이후 기업문화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창립기념일(10월 9일)을 맞아 과장, 차장, 부장 직급 승진 때마다 1개월의 유급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된 만큼 이에 동반하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화#삼성#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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