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최고액 기록한 작년과 비슷 “적극적 투자 행보 지속되고 있어”
올초 도입 ‘테슬라 요건’ 긍정효과… 바이오 분야 투자증가로 이어져
‘벤처 투자 시장이 뜨겁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2조1503억 원)를 기록한 벤처 투자 실적 기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2017 벤처 캐피탈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신규 벤처 투자 금액은 781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흐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많은 투자가 몰리는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 전체 투자금의 18.9%가 ICT 서비스 분야로 향했다. 다음으로는 △유통·서비스 17.4% △영상·공연·음반 13.6% △바이오·의료 13.1% △전기·기계·장비 12.4% 순으로 투자 금액이 몰렸다.
특히 차세대 성장 업종 중 하나로 주목받는 바이오·의료 분야의 경우 꾸준한 상승세가 돋보인다. 2012년 바이오·의료 분야로 향한 투자금은 전체의 8.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투자금의 21.8%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견실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부터 도입한 ‘테슬라 요건’이 바이오·의료 업종의 투자 유치 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다. 바이오·의료 분야의 경우 다른 주요 업종에 비해 연구개발(R&D) 과정이 복잡하다. 또 실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성과를 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같은 업종 특성상 바이오·의료 관련 벤처기업들의 경우 테슬라 요건의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누릴 가능성도 높다.
김 상무는 “테슬라 요건 도입은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며 “향후 탄생할 경쟁력 있는 바이오·의료 벤처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은 벤처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6년 벤처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8억∼20억 원의 투자금을 벤처 투자 펀드를 통해 유치했다. 벤처기업이 직접 투자자를 발굴해 유치한 투자금은 같은 기간 3억∼5억5000만 원 정도였다. 벤처업계에서는 기업당 평균 투자 유치 금액은 상승했지만 경쟁력 있는 일부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한편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준비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에 대한 기대도 크다.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청 시절보다 벤처 생태계의 수준을 높이는 데 훨씬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벤처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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