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25%땐 삼성전자 4300억 더 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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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도 줄면 5000억이상 늘어… 현대車-SK 등도 1000억대 달할듯
학계일각 “법인세, 투자에 영향없어”… 재계 “여유자금 있어야 적기 투자”

상위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법인세 인상 추진이 해당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14조7250억 원을 올린 삼성전자는 법인세로 3조1453억 원을 썼다. 현행 22%인 법인세가 25%로 3%포인트 오르면 이 비용은 3조5742억 원으로 4300억 원 정도 늘어난다. 하지만 시설투자나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액이 최소 5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대기업의 법인세 추가 부담액도 1000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상위 대기업의 부담액 추가가 투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증세 반대의 논리’라는 글에서 “초대형 기업에 대한 증세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는 건 구차하기 짝이 없는 논리”라고 적었다. 그는 “법인세는 기업 활동의 결과 발생한 이윤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거둬가는 것이기 때문에 법인세율과 투자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교수는 법인세율 변화가 간접적으로는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사내유보금이 줄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 기업 투자계획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하지만 지금 우리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자금을 깔고 앉아 있으면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재계는 이 교수의 견해가 사내유보금을 ‘깔고 앉아 있는 현금’으로 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자 적기를 기다리는 여유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사내유보금 중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23.3%까지로 끌어올려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전년 대비 9%포인트 이상 늘린 탓에 곳간에 현금을 쌓아 둔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듬해 10월 경기 평택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공장에 15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 뒤로 이어진 반도체 슈퍼 호황에 올라탄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라인 가동에 맞춰 추가로 15조 원 이상을 더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부 주도 아래 반도체에만 100조 원대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적기에 갖고 있던 돈을 투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샘물 기자
#법인세#삼성전자#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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