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줄어 손해율 개선돼”
문재인 정부 방침에 코드맞추기 해석도… KB손보도 조만간 인하 나설 듯
새 정부 출범 후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겉으로는 ‘손해율 개선’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보험료 인하를 바라는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이다.
삼성화재는 다음 달 21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1.6% 내린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평균 2.3%를 내린 데 이어 7개월여 만이다. 삼성화재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산한 비율이 올 1∼5월 95.0%로 지난해 말 기준 99.7%에서 크게 개선돼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산비율이 100% 미만이면 흑자를 뜻한다.
실제로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은 2015년 88%에서 지난해 83%, 올해는 1분기(1∼3월)에는 78.2%로 개선됐다. 보험업계에선 78%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2015년 업계 전체 적자가 1조 원이 넘었지만 올 1분기엔 흑자(907억 원)로 돌아섰다. 방태진 손해보험협회 홍보부장은 “정부의 단속 강화로 교통사고 발생이 줄어든 데다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보험사의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대형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경쟁이 거세지면서 이들의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등 이른바 ‘빅4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평균 1∼1.5% 인하했다. KB손해보험도 조만간 인하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경쟁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였던 중소형사들은 가입자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 같은 보험료 인하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폭우와 폭설이 잦은 여름과 겨울이 지나면 통상 손해율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폭우 피해를 입은 침수 차량도 크게 늘었다. 운송업계와 정비업계는 보험금 인상과 직결되는 자동차 정비수가와 견인비 인상안도 논의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지금은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보험료 인하 여지가 생겼지만 연말쯤에는 다시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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