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작심비판
“전당포식 영업에 기업대출 위축… 생산적 분야 돈 흐르도록 지도할것”
“모든 시중은행이 KB국민은행화(化)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영업 행태와 관련해 “은행 수익의 원천이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위험도가 낮고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금융에만 열을 올리는 전당포식 영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소비를 제약해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과거 내가 사무관일 때(1980, 90년대)는 국민은행만 개인·가계대출을 하고 다른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주로 했다”며 “지금 시중은행들이 국민은행처럼 ‘가계대출 전담은행’이 된 것을 두고 보는 게 정부 당국의 역할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1999년 40.3%에서 지난해 43.4%로 비슷한 반면에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대출에서 기업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70% 안팎에서 43∼48%로 줄었다. 그는 “‘은행이 전당포식 영업을 한다’는 비판이 일리가 없는 게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반기(1∼6월)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올려 실적이 좋아진 것에 대해서도 “은행이 개별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구 지도와 자본 규제 등을 통해 가계부채를 조이고 자금이 혁신 중소기업과 생산적 분야로 흐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쉬운 대출을 조장하는 대부업계의 영업 관행도 손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업체의 대출모집인이 상환 능력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수백만 원을 빌려주고, 대출자들은 빚을 갚기 위해 더 고금리에 돈을 빌려 신용불량자가 된다”며 “대부업체의 대출모집인 문제와 TV광고를 면밀히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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