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타고 출근하고… 홈파티서 스타트업 인맥 쌓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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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인턴들 문화체험 기회

공부도 좋고 일도 좋다. 그래도 청춘이라면, 놀 줄도 알아야 한다.

‘글로벌 ICT 학점연계 프로젝트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미국은 설렘이 가득한 곳이다. 최한별 씨(22·여)는 미국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로망’을 실천에 옮겼다. 핑크색 보드를 지하철역까지 타고 가다가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의 기업들 주변을 도는 통근열차 VTA를 탄다. 한국에선 이어폰을 통해서만 듣던 뮤지션들의 음악을 콘서트에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우스댄스 공연을 셰어하우스 친구들과 함께 보러 가기도 한다. 최 씨는 “대형 스포츠 바에서 축구경기를 보면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응원한 것도 정말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라고 했다.

홍영기 씨(25)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홈파티에 수시로 초대받았다. 집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사람들끼리 교류하는 네트워킹 파티다. 홍 씨는 회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어 숙소도 도심에 잡았다. 요즘 취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각종 페스티벌 체험이다. 홍 씨는 “이제 미국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주말에는 여행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턴들 중 막내인 허한슬 씨(21·여)는 가장 활동적이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도 다녀왔다. 주말이면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가 모여 있는 ‘그레이트 몰’이나 대형마트를 찾는다. 창고형 매장에서는 물건을 쌓아놓고 70%씩 할인하는 경우도 많아 인턴 주머니 사정으로도 쏠쏠한 쇼핑이 가능하단다. 미국 체류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홍 씨를 제외한 4명은 실리콘밸리 주변 동네인 새너제이, 서니베일, 레드우드시티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실리콘밸리 글로벌 혁신센터(KIC)와 (사)한국정보산업연합회의 도움으로 살 집은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구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식재료가 싸고 풍부해 해산물과 고기를 사다 직접 요리해서 먹을 때가 많다.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미국은 차 없이는 이동하기가 매우 불편한 광활한 나라다. 인턴 근무지와 집 간의 거리도 꽤 멀어 차 없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인턴들은 아직 운전면허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인턴 기간이 5개월이어서 보통 1년 정도인 장기 렌터카를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으면 30분씩 걸어서 통근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한국과는 다른 생활환경 속에서 인턴들이 보다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새너제이=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인턴#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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