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돌풍에 ‘깜짝’ 은행권 비대면 대출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서류없이 모바일로 1억까지 가능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에 화들짝 놀란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고객에게 소득 증빙을 요구하지 않거나 모바일 신용대출의 한도를 올리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일 주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재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도 최대 5000만 원의 신용 대출을 해주는 ‘KB 주거래고객 우대대출’ 상품을 내놨다. 모바일은행 애플리케이션인 ‘KB국민은행 스타뱅킹’에서 ‘골드스타’ 등급 이상 고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에게 별도 증빙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은행 거래 실적만으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산정한다. 최저 금리는 연 3.69%다.

신한은행은 6월 말 직장인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최대 1억 원을 빌릴 수 있는 ‘신한 S드림 신용대출’을 내놨다. 1년 이상 재직한 연소득 3000만 원 이상의 직장인이면 영업점에서 소득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에서 최저 2.47% 금리로 대출이 된다.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새로운 대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최근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의식해서다.

카카오뱅크의 대출은 가입자의 소득 증빙이 필요 없다. 최대 300만 원 한도의 ‘비상금 대출’은 가입자가 신청을 하면 카카오뱅크가 서울보증보험에서 신용등급을 확인한 뒤 대출을 내준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대출’은 가입자가 신청을 하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소득 및 재직 정보를 확인해 대출 금리와 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1일 카카오뱅크에서는 대출 한도 조회 및 대출 신청 서비스가 한동안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격화되면서 ‘손쉬운 대출’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시장에 경쟁을 불러일으켜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것이 과열되면 은행들이 충분한 신용 검토 없이 대출을 내주면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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