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의 선고 기일(25일)을 앞두고 ‘플랜 B’ 없는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해 어떠한 선고 결과가 나오든 원고나 피고 측 항소는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이 부회장의 공백 속에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금융·물산 등 주요 계열사까지 구심점 없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수합병과 구조조정, 신사업 진출이 올스톱 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평택 반도체 단지 추가 투자를 결정짓긴 했지만 이 역시 시점이 예정보다 늦어졌다”며 “그나마 반도체 투자는 이미 여러 번 반복해 온 정형화된 의사결정인 데다 추가로 필요한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원격으로라도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처럼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가 아닌 신사업에 대해서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루프페이(모바일결제)·하만(전장) 등으로 이어져 온 삼성전자의 신사업 관련 대형 인수합병은 지난해 말 이후 모두 멈춰 있다. 지난달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1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벤처펀드를 세우고 자율주행차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중국 보아오포럼(3월), 엑소르 이사회(5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7월) 등 이 부회장이 매년 개인 자격으로 직접 챙겨오던 해외 네트워크 및 일정들 역시 올해에는 전무한 상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부회장 구속 및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의 대표 얼굴로 주요 국내외 VIP들을 접촉하고 있지만 사업과 병행해야 해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유죄를 선고받게 될 경우 지난해 오른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미국 등에서 적용 중인 해외부패방지법에 걸리면 벌금은 물론이고 계약 거부 등으로 영업활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선 조직 운영에 공백이 생기는 데 대한 우려도 크다. 특히 올해 초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동안 그룹에서 주도해 온 계열사 인사 및 감사 등 주요 기능들이 제대로 보완되지 않았다. 삼성 한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과거엔 미래전략실과 조율하던 중요한 결정을 어떻게 논의할지 고민이 된다”며 “아직은 모두가 많이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은 올해 3월 미래전략실 해체를 발표하며 앞으로 각 사는 대표이사 및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그룹 컨트롤타워가 주도해 온 기업 운영 방식이 하루아침에 이사회 중심으로 바뀔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대안 없는 삼성의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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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09:01:53
삼성이 국민을 먹여살리는 큰 역할을 하고있지 않은가. 불구속 수사로도 잘잘 못을 얼마든지 가릴수 있지 않은가. 삼성이 돈을 낸 것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위해 기부한 것을 뇌물로 몰아 탄핵을 합리화 하려는 더럽고 추잡한 꼼수가 아니고 무엇이랴, 추잡한 현실이 안타깝다
2017-08-16 10:05:33
중국 대만 일본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 축하파티 준비가 한창이겠네. 삼성전자 망하면 여러놈들 좋아합니다. 한국의 종부기들 부터 해외 반도체 업체까지. 세금은 거의 내지도 않는것들이 세금무지하게 많이내는 상성전자를 무너뜨려고 하네. 아무 생각없는 대한민국 입니다
2017-08-16 21:44:51
난 지금의 시련이 결코 무위로 끝나진 않는다고 본다. 삼성 이재용은 이번기회에 입을 악문 악발이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