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종종 발견되는 문구다. 투숙객들은 보통 이 문구를 무심히 읽고 지나간다. 습관처럼 많은 타월을 사용하고, 침대보도 매일 갈아주길 원한다.
호텔 입장에선 골치 아픈 일이다. 투숙객들이 하루에 타월을 두세 장씩 쓰고, 멀쩡한 침대보를 매일 교체하면 세탁을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 투숙객들이 호텔의 방침에 동참하면 낭비하는 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용을 넘어 환경 보호의 문제인 셈이다. 호텔이 각종 메시지로 투숙객들에게 타월과 침대보를 다시 사용해 달라고 부탁하는 이유다.
호텔은 아프리카의 물 부족 사태 등을 소개하며 투숙객들의 감정에 호소하기도 하고, 시민의식을 강조하며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다. 투숙객들은 타월과 침대보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 숙박비에 포함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카고대 노아 골드스타인 교수와 동료들은 어떻게 하면 투숙객들이 타월을 아껴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들은 타월 재사용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다양한 유형으로 만들어 호텔 객실에 비치하고 투숙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구체적으로 △“당신이 타월을 재사용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호텔 투숙객 중 75%가 타월 재사용에 참여했다” △“이 방에 머문 투숙객의 75%가 타월을 재사용했다”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메시지를 구성했다. 첫 번째 메시지는 ‘투숙객’에,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시지는 ‘타인들’에 초점을 둔 메시지였다.
실험 결과 투숙객의 마음을 움직인 메시지 유형은 다른 투숙객들의 참여율을 제시해 현재 투숙객들의 참여를 독려한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시지였다. 특히 자신이 묵은 객실의 옛 투숙객을 예로 든 마지막 메시지가 반응이 가장 좋았다.
이 연구는 인간이 의사결정을 할 때 타인의 행동이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다수의 사람이 좋은 행동을 했다면 나도 그들의 행동에 동참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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