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선진혈액사업으로 자발적인 헌혈문화 확산에 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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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지난해 한국의 국민헌혈률은 5.64%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다. 호주가 5.65%로 한국과 비슷할 뿐 미국(3.88%), 프랑스(2.39%), 네덜란드(4.27%)보다 높다. 하지만 연령대별 헌혈자 참여율은 다른 상황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10, 20대의 헌혈참여가 높은 반면, 외국은 중장년층의 헌혈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반면 헌혈로 얻을 수 있는 적혈구제제 사용률은 61세 이상 고령층이 61.2%에 이른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공급과 수요간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국내 혈액사업의 근간인 대한적십자사는 이 같은 미래 불안 요인에 대처하기 위해 중장년층 헌혈 확대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김명한 혈액관리본부장은 “일본은 30대 이상 헌혈자가 60%를 넘지만 한국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구구조 변화로 혈액 수급의 불균형이 염려되는 만큼 중장년층의 헌혈 활성화, 생애 첫 헌혈자 지원, 약정단체 저변 확대 등 헌혈인구 구조를 변화시키도록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헌혈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헌혈하는 사람들이 생명 나눔의 기부자로서 사회적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헌혈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선진적인 혈액 관리 시스템과 운용 현황을 알림으로써 자발적인 헌혈 문화 확산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가 2003년 자체 개발한 혈액정보관리시스템(BIMS)은 헌혈자 모집 관리부터 혈액 공급, 혈액사업 관련 통계 등 혈액과 관련한 전 과정을 전산화한 프로그램이다. △채혈 부적정 혈액 관리 △채혈 물품·장비 관리 △헌혈 관련 증상자 관리 △헌혈자 관리 △신분 확인용 지문 인식 △검사 관리 △혈액제제 자동 무게 측정 △혈액공급 관리 △실시간 통계 관리 △인터넷 예약 관리 △기획 관리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매년 프로그램을 고도화한 데다 14년간 운용해 온 경험이 축적돼 있어 중동과 아프리카 등 외국에서도 견학단을 파견해 배워갈 정도다.

일각에선 혈액 폐기율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대한적십자사의 설명이다. 폐기 혈액은 혈액관리법에 따라 채혈 시 또는 채혈 후에 이상이 발견돼 환자에게 수혈할 수 없는 혈액을 뜻한다.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지난해 혈액 폐기율은 3%로 일본(7%), 미국(9.6%) 등 주요 선진국보다 크게 낮다. 폐기 혈액의 대부분은 사전 선별검사를 통해 에이즈, B형 및 C형 간염 등이 발견된 사례다. 채혈 전에 건강진단이나 문진을 철저히 시행하더라도 실제 정밀 검사에서 폐기 혈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대한적십자사는 혈액사업의 국가대표인 만큼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포괄적 혈액 정책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솔 기자 sol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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