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찾아 종교인 과세 협조 요청… 자승 스님 “5, 6년 전부터 준비”
31일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예방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게 기본이다. 불교계는 단 한 번도 종교인 과세를 반대한 적이 없다.”(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종교별 종단별 상황을 잘 반영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 부총리가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의 이해를 구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 종교계 방문을 시작했다. 부총리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종교계 인사를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실무진이 종교계와 이야기해 왔는데 제가 직접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첫 방문지로 종교인 과세에 비교적 우호적인 대한불교조계종을 택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스님을 예방한 김 부총리는 “실무적으로 잘 준비해서 종교인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 유재철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등과 함께 간 김 부총리는 “첫 방문이고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저를 포함한 직원 모두 넥타이까지 다 착용하고 왔다”며 종교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자승 스님은 “5, 6년 전부터 (종교인 과세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다만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종교마다 급여를 받는 방식이 다른 만큼 형편에 맞춰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부총리는 종단별로 과표기준을 달리 두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 30분 동안의 면담을 마친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종교마다 사례금 받는 방식이 다른 것을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유예해 달라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김 부총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31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찾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해 가톨릭 측의 입장을 듣는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리는 개신교를 포함해 다른 종교계 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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