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계좌-신용카드 내역을 한 눈에…하나금융·SKT 합작 ‘핀크’ 써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16시 52분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핀크’를 선보였다. 핀크는 소비자의 금융 패턴을 분석해 소비와 지출 내역을 알려주고 금융상품 추천, 소액 송금까지 해주는 금융 서비스다.

하나금융은 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핀크’ 체험 행사를 열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측은 “많은 사람들이 핀크를 이용하도록 통신 점유율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함께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금융회사의 앱과 달리 소액 송금과 대출 등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덧붙였다.

핀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가 가입한 모든 계좌와 신용카드 내역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의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안의 ‘금융 집사’인 셈이다.

우선 핀크 앱을 설치한 뒤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을 입력하면 휴대전화번호 뒤에 세 자리 숫자가 더해진 핀크 기본계좌가 생긴다. 이후 공인인증서 인증을 하면 이용자가 가입한 모든 금융기관의 정보를 불러와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계좌 잔고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출금 내역은 저축과 보험료 납입, 전화요금 납부 등으로 나뉘고 전체 금융기관의 수입과 지출이 막대그래프로 표시된다. 핀크를 쓰면 일일이 개별 금융회사의 앱을 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채팅 프로그램 ‘핀고’도 눈에 띈다. 채팅창에 ‘지난달 입금 내역’, ‘지난달 카드 사용액’, ‘대출 추천’ 등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정보를 알려준다.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톡톡 튀는 서비스도 있다. ‘라면저금’은 치킨, 커피, 햄버거, 빵 등 식료품 구입하거나 간식을 사면 결제금액의 5~50%를 강제로 저금하게 하는 서비스다. 사실상 간식을 최고 50% 비싼 가격으로 사먹게 만드는 것으로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는 게 목적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이날 행사에서 “핀크는 기존 금융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쉽게 저축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핀크의 소액송금은 KEB하나은행 계좌가 있으면 200만 원, 없으면 50만 원 한도로 가능하다. KEB하나은행 계좌가 없으면 타행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송금 전용 계좌에 돈을 충전하면 된다. 핀크 가입자끼리는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이체가 가능하다. 다만 핀크 가입자가 아닌 상대에게 돈을 보내려면 직접 계좌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하나금융은 이르면 올해 안에 핀크를 기반으로 한 해외송금, 마이너스대출, 개인 간(P2P)대출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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