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을 주시하라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로 전환

  • 여성동아
  • 입력 2017년 9월 4일 17시 56분


‘8.2 부동산 대책’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요 타깃이지만 무주택자와 1주택자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8.2 부동산 대책의 핵심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지정, 세제·금융 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 확대가 이번 8.2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다. 서울 전 지역과 과천시, 세종시는 8월 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개구를 비롯한 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서울시 11개 구,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까지 중복 지정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에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부산 7구)도 그대로 유지된다.

내년 4월부터 이들 지역에서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높아진다. 일괄적으로 최고 40%까지 적용되던 방식에서 주택 보유 수별로 차등해 가산세가 부과된다. 2주택자는 해당 지역의 주택을 팔 때 기존보다 10%,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20% 더 많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은 최대 60%까지 양도소득세율이 높아진다. 1주택자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2년 이상 거주’가 추가됐다. 이들 지역의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 규제도 강화됐다.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 있는 다주택자의 주택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 외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가 투기과열지구 주택 구매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LTV, DTI 규제가 각각 10% 포인트 강화돼 30%로 내려간다. 단, 투기과열지구에서 이미 주택담보대출 1건을 보유한 세대는 같은 지역 내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

분양권 전매 제한은 재건축 조합원, 오피스텔까지 확대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예외 규정을 조합 설립 및 사업시행인가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분양권 재당첨도 5년간 제한된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만 실시됐던 오피스텔 전매 제한(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도 조정대상지역으로까지 확대된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돕기 위해 청약 가점제 적용도 개선됐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청약가점제가 투기과열지구에서 100%, 조정대상지역에선 75% 적용된다.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은 조정대상지역에서 0%였던 청약 가점제 적용 비율이 30%로 높아졌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수도권 기준)은 가입 후 2년, 납입 횟수 24회로 강화됐다.

보유 주택 수에 따른 부동산 전략

무주택자, 청약 당첨을 노리자
8.2 부동산 대책은 주택 실수요자인 무주택자에게 청약 가점제 적용 비율 향상이라는 혜택을 선사했다. 청약 가점제 적용 비율이 높아지면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 수(최고 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최고 17점) 등의 점수가 높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커진다.

무주택자에 대한 LTV·DTI 규제도 다주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무주택자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각각 50%의 LTV·DTI를 적용받는다. 전문가들은 구입하고자 하는 집값의 최대 60%를 금융 부채가 아닌 본인 자산으로 확보할 수 있는 무주택자들에게 지금이 청약 제도를 활용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서울에 신규 투기 세력이 진입하기 어려워지고, 청약 가점제의 영향으로 청약 경쟁률이 하락해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재산이 어느 정도 형성된 무주택자는 좋은 위치에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집을 마련할 여건이 허락지 않는다면 내년 초에 나오는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다주택자들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조정대상지역의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는 내년 4월 이전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파트 청약에 몰린 사람들.
아파트 청약에 몰린 사람들.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채우고 급매물 주시하라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1주택자는 ‘주택 교체’에 대한 수요가 있다. 8.2 부동산 대책에서 1주택자를 가장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강화다. 그동안 집을 2년간 보유하기만 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지만, 이제는 2년 이상 거주 요건이 추가됐다. 특히 자녀 교육 등 다양한 사정으로 보유 주택에서 거주하지 못하는 가구에게는 치명적인 규제다.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강화한 만큼 반대급부로 전월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8.2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시장, 금융 규제, 세제까지 무엇 하나 유리할 것이 없는 1주택자로서는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내 이사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기과열지구에 거주한다면 현재 거주지에 살면서 시장을 관망하며 이번에 강화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채우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불가피한 이유로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면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지역으로의 이사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내년 초 나올 급매물을 예의 주시하며 주택 교체의 기회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혼, 교육 등 여러 사정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에는 새집을 구입한 뒤 3년 이내 기존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급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출 조건이 좋은 무주택자에겐 내 집 마련의 기회일 수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급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출 조건이 좋은 무주택자에겐 내 집 마련의 기회일 수 있다.

2주택자, 내년 4월 초까지 비거주 주택 정리
8.2부동산 대책은 투기의 기준을 2주택으로 삼고 있다. 내년 4월 강화된 양도소득세가 적용되는 주택 수도 2주택부터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추가 매입한 2주택자는 내년 4월 초까지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돼 금융 부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높아진 금융 부채 부담을 떠안고 시장을 관망하는 것보다는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매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만약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이 아닌 지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것도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임대사업 등록 주택 수의 기준을 3주택 이상에서 1주택으로 완화했다. 임대사업을 위해 등록한 주택이 일반 임대주택인 경우는 30%, 준공공 임대주택은 75%까지 임대 소득세가 감면된다. 일반 임대주택과 준공공 임대주택은 의무 임대 기간 차이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 임대주택은 의무 임대 기간이 4년, 준공공 임대주택은 8년이다. 현행법상 임대주택의 성격은 한번 선택하면 변경하기 어렵지만, 정부는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반 임대주택을 준공공 임대주택으로 바꿀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3주택 이상자,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 최선
소득 수준이 높은 3주택자 이상자(이하 3주택자)가 세금 폭탄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택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연간 임대료 상승률이 5%로 제한되지만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예상할 때 가장 효과적인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양도소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만 강화했다. 아직 보유세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보유세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실적이 미미하면 재산세 같은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3주택자는 보유세가 부담돼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중과해야 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주택 임대사업자는 이 같은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임대 수익 등 자산이 투명해져 과세가 늘어날 수 있지만 임대 소득세 감면과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집테크 Q&A

Q 다주택자가 주택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먼저 임대주택의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합니다. 이후 해당 지역 세무서에서 임대주택을 신고하면 됩니다.

Q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A 주택 임대사업자는 과거와 달리 임대료 인상 폭이 5%로 제한되며 임대 수익에 대한 과세를 받습니다. 그러나 2018년 말까지 연간 2천만원 이하의 임대 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되고 취득세, 재산세, 소득세, 법인세 감면 혜택이 주어집니다. 세제 감면 비율은 일반 임대주택이냐, 준공공 임대주택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임대주택을 매도할 때도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제공됩니다.

Q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의 금융 규제가 어떻게 강화됐나요.
A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의 LTV·DTI는 최소 30%까지 가능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세대는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서의 LTV·DTI가 40%까지 가능하며, 조정대상지역에서의 LTV는 60%, DTI는 50%까지만 허용됩니다. 기타 지역에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세대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의 LTV·DTI가 각각 30%로 적용됩니다. 조정대상지역의 LTV는 50%, DTI는 40%입니다.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세대는 같은 지역에서 추가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정부는 서민층 무주택 세대가 금융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LTV·DTI 규제를 여타 세대보다 완화했습니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6천만원 이하(생애 최초 7천만원)이고, 매입하려는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각각 50%의 LTV·DTI가 적용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LTV 70%, DTI 60%까지 허용됩니다. 디딤돌 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도 올해 44조원이 지원됩니다. 질병, 사업 자금 등을 이유로 긴급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에서 예외적으로 완화된 LTV·DTI 규제가 적용됩니다.

Q 투기과열지구 내 자금조달계획서 신고 절차를 알고 싶어요.
A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전매를 포함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는 자금조달계획 신고 대상입니다. 부동산 거래 신고를 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합니다. 주택 대출 규모, 자기 자금 등 주택 취득에 활용되는 자금 조달 계획을 알려야 합니다. 신고를 받은 시·군·구청은 관할 세무서에 신고 내용을 통보할 수 있습니다. 허위 신고로 의심되는 경우 관할 지자체에서 사실 여부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기획
김지영 기자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디자인 김영화

editor 서효문 한국금융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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