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대표 브랜드들의 경쟁력 향상이 예년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회장 홍순직)가 2017년 국내 64개 업종, 233개 브랜드에 대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전체 브랜드의 NBCI 평균 점수는 74.0점으로 2016년 대비 0.5점(0.7%) 상승에 그쳤다.
NBCI는 브랜드 가치 중심의 경영 마인드 확산과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2004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브랜드 경쟁력 측정 지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현재의 브랜드 가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까운 미래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등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기업과 소비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 제조업-서비스업 브랜드 경쟁력 향상 둔화
올해 조사에서 64개 업종 중 30개 업종의 NBCI가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업종은 지난해와 같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점수가 하락한 업종은 15개였다. 이는 점수 하락 업종이 6개였던 지난해보다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경쟁력 향상 노력이 소비자에게 크게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경쟁력 둔화는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이 컸다. 지난해에는 총 33개의 제조업 업종 중 29개 업종의 브랜드 경쟁력이 상승하고 4개 업종이 경쟁력을 유지하였으나, 올해는 13개 업종만이 상승하고 8개 업종은 하락하였다. 제조업 부문 전체 NBCI 향상률은 지난해의 2.1%에서 올해는 0.4%에 머물렀다.
○ ‘EQ900’ 브랜드 경쟁력 1위
제조업 117개 브랜드의 NBCI 평균 점수는 74.1점으로 전년에 비해 0.3점 향상되었다. 가정용가구, 담배, 여성용 화장품 등 생활·기호(1.4%)와 라면, 맥주 등 식음료 부문(0.8%)의 경쟁력 향상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세탁기, TV 등 가전(0.3%)과 준대형자동차, 중형자동차 등 자동차 부문(0.3%)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 부문(―1.4%)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제조업 업종별 브랜드 점수는 TV와 태블릿이 78점으로 가장 높았고 냉장고(75점), 김치냉장고(75점), 노트북(75점), 대형자동차(75점), 소형자동차(75점), 가스보일러(75점), 가정용가구(75점), 라면(75점), 맥주(75점), 에어컨(75점), 타이어(75점)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브랜드는 ‘EQ900’이 82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제주삼다수’, ‘갤럭시 태블릿’은 80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 면세점 베이커리 백화점 順 경쟁력 높아
31개 업종, 116개 브랜드가 조사된 서비스업의 NBCI 평균 점수는 73.9점으로 지난해보다 0.7점 올라 3년 연속 상승 기조가 지속되었다. 올해 서비스업의 NBCI 상승에는 종합병원, 베이커리, 멀티플렉스영화관 등 생활·문화 부문의 향상(2.2%)이 주요 역할을 했다. 반면 이동통신 등 통신(0.1% 하락)과 렌터카, 개인택배 등 물류(0%)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영향을 미쳤다.
전체 31개 서비스 업종 중 20개 업종이 전년보다 브랜드 관계 수준이 하락하거나 정체되었다. 이는 현재 자사의 브랜드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미흡했음을 의미한다. 고객 유지가 브랜드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요구된다.
서비스업 업종별로는 면세점(78점)의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높았고 베이커리(77점), 백화점(75점), 대형마트(75점), 오픈마켓(75점), 소셜커머스(75점), 패밀리레스토랑(75점), 멀티플렉스영화관(75점), 전자제품전문점(75점), 종합병원(75점), 국제전화(75점), 초고속인터넷(75점), 학습지(75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개별 브랜드로는 ‘파리바게뜨’가 80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롯데면세점’이 79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 경쟁력 우수브랜드
●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브랜드… 래미안
래미안은 아파트 브랜드 중 유일하게 NBCI가 상승했다. 2000년 아파트 브랜드 출시 이후 래미안은 국내 아파트 업계의 패러다임을 이끌어 왔다.
혁신적인 상품 개발, 고객 지향적 서비스 제공, 차별적인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살고 싶어 하고 동경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실제로 이번 NBCI 조사에서 타 브랜드 거주 고객의 평가가 아닌 현재 래미안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의 평가가 래미안의 NBCI 향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래미안은 2016년에 좁혀졌던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는 데 성공했다.
●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 선도… 파리바게뜨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시장을 선도해온 한국의 대표 브랜드다.
파리바게뜨는 맛과 품질에서 혁신적인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전국에 3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SPC그룹과 서울대가 11년간의 공동 연구 끝에 전통 누룩에서 천연효모를 추출하는 데 성공해 지난해 4월 선보인 천연효모빵은 출시 100여 일 만에 200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내면서 시작된 해외 진출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에 총 270여 개 점포를 낼 정도로 성장했다.
● “혁신 통한 초격차 리딩뱅크로”… 신한은행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파괴적 혁신으로 미래를 선도해 나갑시다.”
6월 취임 100일을 맞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새로운 슬로건인 ‘Be The Next’를 선포했다. 위 행장은 국내에서는 초(超)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World Class Bank’를 만드는 꿈을 함께 이루어가자고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글로벌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킨 디지털 창구를 국내 전 영업점에 도입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마켓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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