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영업이익 올려준 ‘상생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우성케미컬 에너지절감 공장 가보니
LG화학 ‘동반성장’사업 지원 받아… 공기압축기 바꾸고 LED조명 채택
전기료 2년간 5000만원 줄여… “전기료가 원가 15% 차지해 큰도움”

이병출 우성케미컬 사장(왼쪽)이 경북 영천의 공장에서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살펴보고 있다. 이 회사는 LG화학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꾸고 전기요금을 절감했다. LG화학 제공
이병출 우성케미컬 사장(왼쪽)이 경북 영천의 공장에서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살펴보고 있다. 이 회사는 LG화학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꾸고 전기요금을 절감했다. LG화학 제공
경북 영천에 위치한 마스터배치(고무 배합제) 제조 기업 ‘우성케미컬’은 2015년부터 공장의 설비들을 에너지 고효율 시설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한 것이 시작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메탈 할로겐 램프는 초기 설치비용은 싸지만 수명이 짧고,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공장 전체에 필요한 공기를 제공하는 초대형 공기압축기를 설치했다. 기존에 3, 4대로 나눠져 있었던 소형 공기압축기를 1대의 대형 공기압축기로 교체한 것이다. 이병출 우성케미컬 사장은 “여러 대로 나눠져 있던 공기압축기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관리도 효율화되고 전기료도 감축됐다”고 말했다.

우성케미컬이 공장에서 에너지 효율이 가능한 분야를 찾고, 시설 교체까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LG화학의 도움이 컸다. LG화학은 2012년부터 협력기업을 상대로 에너지 절감 아이템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에너지 동반성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우성케미컬이 2014년 참여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우성케미컬 공장은 공기압축기부터 고효율 LED 조명, 고효율 냉각수펌프 인버터 등 곳곳에 에너지 효율화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에너지 비용 절감은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화학업체, 철강업체 등이 늘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야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낮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전기료가 1% 오르면 영업이익률이 1% 떨어진다고 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 중소업체에 에너지 절감이 중요 과제 중 하나지만 어떤 시설을 교체해야 효과적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사장으로부터 우성케미컬이 자사에 적합한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찾고, 시설 교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을 들었다.

이 사장은 “LG화학의 컨설팅을 받기 전에는 에너지 효율화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했다”고 입을 뗐다. 2014년 LG화학에서 마련한 에너지 동반성장 사업 설명회 자리에서 LG화학이 제공하는 솔루션 중 공기압축기가 이 사장 눈에 들어왔다. 기존 피스톤 방식의 공기압축기는 소형 여러 대로 나눠져 있었고, 늘 최고 수준의 압으로 가동 상태라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다. 이 사장은 “피스톤식 에어컴프레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자 LG화학에서 직접 공장을 방문해 에너지 진단과 온실가스 관리체계 진단을 해줬다. 이 진단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 가장 큰 폭으로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컨설팅과 함께 2015년부터 연간 900만 원씩 총 1800만 원 설비 교체비도 지원했다.

설비 교체 후 우성케미컬은 2년간 약 5000만 원의 전기요금을 아꼈다. 공기압축기를 교체해 매년 11만7000kWh, 전력요금으로 환산하면 1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절감했다. LCD 조명에서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서 연간 5만7000kWh, 비용으로는 약 700만 원을 아꼈다. 이 사장은 “우성케미컬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로, 다른 화학업종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라며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한 달에 전기요금 100만 원만 줄여도 1년 치가 쌓이면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협력사 에너지 효율화 지원이 일반화된 교육이나 컨설팅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설비 교체비 지원까지 하는 건 국내 화학 기업 중 LG화학이 유일하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까지 16개사 대상 7억 원을 투입해 총 240만 kWh를 절감(금액 환산 시 약 4억 원)했다. 올해도 10개사 대상 에너지 절감 아이템 50건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우성케미컬#에너지절감#공장#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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